드니 무퀘게 박사는 1999년 판지병원을 설립하여 2015년까지 DR콩고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48,482명의 여성과 어린 여자 성폭행 피해자들을 치료해 줌으로써 이들이 성폭력이라는 아픈 상처를 딛고 다시 정상적인 시민으로 돌아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기여함으로써 여성과 아동 인권은 물론 인류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하였다.
드니 무퀘게 원장은 의료적 치료만으로는 전쟁의 결과로 발생되는 폭력을 막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UN에서의 연설,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DR콩고의 내전으로 인한 비참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에 여론을 환기시키고 내전을 종식시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무퀘게 병원장은 목사인 아버지가 병약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보고 그들을 치료해 주기 위해 의사가 될 것을 결심하여 프랑스에서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교육을 받았다.
그는 내전으로 인해 임산부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1999년 산모들에게 제왕절개 수술 및 기타 부인과 수술을 시행하여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판지병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그의 첫 번째 환자는 산모가 아니고 생식기와 신체가 잔혹하게 훼손된 성폭행 피해 여성이었다. DR콩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 과정에서 여성들과 소녀에 대한 성폭력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무퀘게 원장과 판지병원 동료들은 그들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 자원을 집중하여 우선적으로 성폭행의 피해자들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영양실조로 인한 조산 등의 산부인과적 도움이 필요한 여성 및 소녀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무퀘게 원장은 매일 20여 명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그 중 7-10명은 성폭력과 그와 관련한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다. 판지병원은 성폭력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이외의 일반 환자들도 치료하는 일반병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지병원은 2015년 기준으로 4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실 중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실은 특별히 성폭력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위해 배정해 놓고 있다.
판지병원에서 치료받은 성폭력 피해자들 가운데 40-60%는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이유는 첫째, 성폭력 피해자의 남편 또는 가족들이 강간을 당했다는 오명을 얻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그와 같은 이유와 더불어 내전 중에 가족을 모두 잃게 되어 갈 곳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외에 대다수 여성들은 그들의 집 또는 마을이 전쟁으로 인해 파괴되고, 그 지역이 반군들의 활동 지역으로 변했기 때문에 갈 곳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HIV/AIDS 등의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성폭력 혹은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때문이다.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은 병원 주변에서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방법을 찾게 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자녀의 학교 수업료를 지불할 능력도, 거주지를 마련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로서 그들의 아이들을 다시 위험에 방치함으로써 폭력의 피해자로 전락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무퀘게 원장과 판지병원은 이들의 육체적 상처만을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종합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육체적 회복, 감정적 회복, 지역사회로의 복귀 그리고 법률적 지원 등과 관련해서도 이들을 돕고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활동이 「도르가의 작은집(Maison Dorcas)」 프로그램이다.
판지병원은 「도르가의 작은집」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마친 이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또는 돌아갈 곳이 없는 여성이나 어린 소녀들에게 기숙사 형태의 작은 방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여 이들에게 식사 및 판지병원에서 제공하는 모든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도르가의 작은집」에서 치료적 상담, 직업 훈련, 글쓰기, 읽기, 기초적 수학, 자립할 수 있도록 소액 대출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곳의 수용 인원은 180명으로 평균 3개월 가량을 머무른다. 또한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여성 또는 소녀들의 부양가족들과 함께 머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온전히 재활 프로그램에만 집중할 수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지역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복귀하는 데에 전념할 수 있다. 「도르가의 작은집」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는 성폭력에 희생된 모든 여성과 소녀,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지역사회를 치유하고 회복력을 키워줌으로써 이들 개인들은 물론 모든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평화가 깃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012년 9월 25일 무퀘게 원장은 UN 연설에서 성폭력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반군세력들에게 유엔의 만장일치의 비난 성명을 채택·발표하는 것은 물론 어떤 형태로든지 이런 잔혹하고 반인도적이며 반인권적인 행위를 지원하고 있는 유엔회원국이 있다면 이들에 대해 단호한 행동을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폭력을 중단시킬 수 있는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즉각적으로 체포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할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무퀘게 박사는 반군 처벌과 내전 종식을 주장함으로써 자신과 가족에 대한 테러 위협에 직면하게도 되었다. 예를 들면 유엔에서의 연설을 마친 한 달 뒤인 2012년 10월 25일 그가 외출하고 있는 동안 5명의 무장괴한이 그의 집을 습격하여 그의 딸들을 인질로 붙잡고 그를 암살하기 위해 무퀘게 원장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자동차를 확인한 무장괴한들은 무퀘게를 공격하였다. 무퀘게 원장 경호원 중 한 명이 괴한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이끄는 기지를 발휘하여 무케게와 그의 두 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으나 그 경호원은 무장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역 경찰은 무장괴한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나 아무런 재판도 열리지 않았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암살 시도가 있은 후 그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유럽으로 망명하였다.
무퀘게 원장이 유럽으로 망명하자 지역 여성단체들은 지역 경찰을 비난하면서 무퀘게의 귀국을 위해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무퀘게 본인도 테러와 암살의 위협을 피해 유럽으로 망명을 떠났지만 그가 없는 판지병원은 매일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다시 DR콩고로 돌아올 것을 결심하였다.
그의 귀국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고, 특히 판지병원 환자들은 파인애플과 양파를 판돈을 그의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또한 여성단체들은 20명으로 구성된 경호그룹을 조직하여 교대로 매일 자정까지 그의 안전을 위해 그의 주변을 지킬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과 많은 사람들의 격려로 그는 2013년 1월 많은 사람들의 환대 속에서 DR콩고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공항에서 판지병원으로 오는 약30Km에 걸쳐 사람들이 도열하여 그의 귀국을 환영했다. 현재 그는 밤낮으로 2명의 경호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편 무퀘게는 지난 20여년 동안 DR콩고 동부지역은 군인과 무장한 반군들이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을 자신들의 활동 거점 확보를 위한 부도덕한 군사적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궁극적 해결은 내전을 종식시키는 것이라 생각하고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세계를 돌며 정의롭지 못한 전쟁을 종식시키는데 국제사회가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무퀘게 원장은 DR콩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은 종족간 전쟁이 아니라 광산자원을 쟁취하기 위한 지역적 전쟁이라고 주장한다. DR 콩고는 막대한 양의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Kive지역은 핸드폰 및 노트북의 핵심원료로 사용되는 소위 ‘푸른 금’이라고 불리는 콜탄(Coltan)이 풍부한 지역으로 이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내전을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정치적인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내전은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DR콩고에서 국민을 보호하고 DR콩고를 파괴하는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조직화된 경찰 및 군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퀘게는 만약 정예화된 경찰 및 군대 조직이 구성되기 전에 국제 평화유지군이 DR콩고를 떠난다면 DR콩고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퀘게 박사는 어떠한 형태의 전쟁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전과 전쟁의 종식을 통한 지역의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전쟁을 일으킨 주범들을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워 그들을 처벌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